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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철학과 인간 가치 - 인간 존엄의 중요성

by Somda's 2023. 3. 6.

존엄성, 아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지만 동시에 우리의 삶 속에서 가장 위협받기 쉬운 가치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존엄성을 지켜내며 품위 있는 삶을 지속할 것인가는 아마 우리 모두의 중요한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특히 인생의 황금기를 지나 황혼기에 접어든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잘 마무리할 것인가는 인생 최대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의 마지막 코로스의 대사가 생각납니다. 우리의 눈이 인생의 마지막 날을 보기까지는 삶의 종말을 지나 고통에서 영원히 해방될 때까지는 필멸의 인간 어느 사람도 행복하다 기리지 말라 인간의 유한성과 비극적인 운명을 이야기할 때 많이 언급되는 그런 대사입니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텔러스 호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끝을 보라'라는 뜻인데요. 그리스 아테네의 정치가 솔론이 한 말이라고 합니다. 리디아의 왕 크로이소스가 자신의 부귀영화에 대해 엄청나게 우쭐대고 자랑을 늘어놓자 바로 이 솔론이 한 사람의 행복에 대한 판단은 그 생애 동안에 하지 말고 그 생애를 마쳤을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그런 맥락에서 "텔러스 호란" 이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결국 우리 인간에게서 삶의 마지막까지 행복과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기가 얼마나 어려운 곳인지를 잘 알려주는 그런 말인 것 같습니다. 존엄성이란 개념에 대해서 우리는 막연하게 정의를 내리지만 어쨌든 정신적인 측면이나 물질적인 측면에서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하는 요즘 존엄성은 사람들에게 아주 매우 절실한 가치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로 알려진 '피터 비 에리'는 삶을 살아가는 기술 '인간 존엄의 다양성에 관하여'라는 책을 쓴 바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삶의 격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으로 번역된 바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 비 에리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아주 통찰력 있는 생각을 우리에게 제시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한번 좀 잠깐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존엄성을 이야기하면서 구체적인 삶의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측면에서 이 존엄성에 접근합니다. 물론 존엄성에 대해 엄격한 개념적인 정의와 구분을 시도해 보려고 하는 우리 배움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지만 그래도 존엄성 개념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면서 충분히 참조할 만한 필요가 있어서 한번 언급해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존엄성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존엄성이란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이다. 그리고 이것은 인간의 생각과 경험과 행위의 틀이다. 사고하고 경험하고 행동하는 존재로서 우리의 삶은 연약하고 무너지기 쉬운 것이다. 그 원인은 안에도 있을 수 있고 밖에도 있을 수 있다. 존엄을 지키는 삶의 형태는 이러한 위험을 견제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 위험에 노출된 우리네 삶을 지탱해 준다. 처참한 일이 일어났을 때도 단순히 거기에 찢겨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일들의 도전을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으로 맞설 수 있는 특정한 태도 즉 특정한 삶의 방식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셨나요. 존엄성 있는 삶은 그냥 이렇게 저렇게 살라 하는 그런 지침이 아니라 위험을 겪을 수밖에 없는 아주 현실적인 존재로서의 어떤 인간 경험에 주어지는 그런 어떤 실전적인 차원의 대답이다. 이렇게 비 에리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존엄한 삶의 형태를 세 가지 차원의 질문으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남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 나는 남을 어떻게 대하는가? 그리고 나는 나에게 어떻게 대하는가 하는 이 세 가지 물음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세 가지 물음은 존엄성을 지켜나가는 삶의 과정에서 혹은 존엄성의 어떤 존엄성의 훼손을 목격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존엄성의 상실을 뼈저리게 경험하는 과정에서 아주 복잡하게 제기된다고 하고요 특히 존엄성이 지켜지지 못할 위기 상황에서는 이 세 가지 질문이 매우 복잡성을 띤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비 에리는 존엄성의 칭의를 8가지로 구분하는데요. 첫 번째는 목적적인 존재로서 독립적인 삶을 영위해 나갈 때 누리는 존엄성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독립된 주체로서의 서로 간의 만남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존엄성 그리고 세 번째는 인간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사적인 영역을 존중할 때 확보할 수 있는 존엄성 그리고 네 번째는 거짓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벗어나게 할 때 지니게 되는 진정성의 존엄성 그리고 다섯 번째는 자아 존중의 존엄성 그리고 여섯 번째는 도덕적인 진실성의 존엄성 그리고 일곱 번째는 살아가면서 어떤 사태의 경중을 잘 구분할 수 있는 균형 잡힌 능력의 존엄성 그리고 마지막 여덟 번째 인간의 유한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 확보할 수 있는 존엄성 이렇게 비 에리는 8가지의 칭의로 존엄성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규명하는 이러한 여덟 가지 존엄성의 접근 방식은 철저하게 경험적인 방식입니다.

 

그래서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존엄성이란 인간이라면 어느 사람이나 살아가면서 부딪힐 수밖에 없는 문제이며 스스로 선택하는 삶의 방식이라는 점에서 어떻게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아주 매우 구체적이고 유익한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전히 존엄성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 내리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철학의 과제 철학을 공부하는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가 어떤 개념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정의라고 할 때 이제 우리는 이 존엄성 개념에 대해 보다 명확한 정의를 시도해야 할 필요성을 가지게 됩니다. 두 번째로는 존엄성 개념의 혼란과 이에 따른 개념적 구분의 필요성에 대해서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우리가 탐구하려는 이 존엄성 개념에 대해서 왜 명확한 구분이 필요한지 그 필요성을 몇 가지 사례를 통해서 한 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우선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언급되는 인간 존엄성의 예시입니다. 한번 이 어떤 예문을 한번 잘 들어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Rh him 진단과 함께 돌이킬 수 없는 노인성 치매로 쇠약해지는 가운데 주변 사람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에 직면한 한 노인 환자가 있다. 그가 자신과 가족들에게 덜 고통을 주는 출구를 희망하여 자기 심장약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과연 도덕적으로 받아 들여질 수 있을 것인가 아 가능한 하나의 대답은 사람을 초라하게 만들거나 불쾌하게 만드는 치매를 수년 동안 앓게 될 것을 알게 된 환자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가족에게 짐이 되는 것을 꺼리는 환자가 복약하지 않고 심장질환이 자신을 좀 더 존엄하고도 인간적인 방식으로 데려가도록 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허용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가능한 대답은 의도적으로 자기 삶의 마지막을 앞당기는 것은 심지어 부작위에 의한 것이라 해도 모든 인간 생명에 기인하는 동등한 존엄과 그리고 인간 존중과 양립할 수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행위는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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