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16 철학과 인간 가치 - 자유와 평등(1)

by Somda's 2023. 3. 13.

다음은 자유와 평등은 양립 가능한가? 라는 문제입니다. 역사의 종말 일본계 미국인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책 이름이기도 합니다. 냉전 체제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에 아마 1989년에 그는 한 논문에서 당시 구소련을 중심으로 일어난 세계의 변화를 역사의 종말이라는 틀로 읽어냅니다. 인류가 역사를 통해 이루어낸 이념의 역사는 이제 마지막 지점까지 도달했다는 것이죠. 자유민주주의야말로 인류가 만들어낸 최선의 정치 체제이며 이것을 대체할 체제는 역사상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그는 이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아주 흥미로운 논쟁을 펼칩니다.

 

이른바 서양의 고대 철학자 플라톤의 티모스 개념에 주목합니다. 티모스라는 개념은 기계로 보통 번역되는데요.  철학자 플라톤이 영혼을 대부분 즉 이성 기계의 욕구로 구분할 때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인간의 영혼의 대부분을 플라톤은 이성 그리고 기계 그다음에 욕구 이렇게 구분하는데요. 바로 이 가운데 기계라는 부분이죠. 보통 근대 철학에서는 이것을 의지로 많이 번역합니다. 인간 행동의 출처로서 이 의지를 많이 주목하죠. 그러니까 티모스라는 개념은 보통 플라톤적인 의미에서 본다면 이성적인 사유를 현실에 옮겨내는 일종의 추진력과 같은 개념입니다. 조금 넓게 확장하면 도덕성 명예로움 용기 등 인간을 탁월하게 만드는 어떤 하나의 힘의 출처 이것을 한번 티모스 기계다 이렇게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바로 후쿠야마는 이 티모스야말로 이제 점점 더 역사가 진행되면서 예를 들자면 헤겔이 말한 인정 투쟁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 이것을 보통 인정 투쟁이라고 하는데요. 

 

바로 헤겔이 말한 인정 투쟁과 밀접하게 연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인류 역사가 발전하는 데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죠.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는 바로 이 티모스가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잘 형성해냄으로써 사회주의를 완벽하게 압도하고 사회 및 경제 발전을 일궈냈다는 것이 바로 후쿠야마의 논쟁입니다. 결국 이러한 독법은 현실 사회주의 몰락을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 간의 체제 경쟁에서 자본주의의 최종 승리로 이렇게 간주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본다면 과연 현재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에 비해 우월한 체제처럼 비치고 있지만 자본주의 체제 또한 적지 않은 한계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마도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문제점은 계층 간에 혹은 개인들 간에 현격히 어떤 이렇게 존재하는 경제적인 불평등일 것입니다. 사회 양극화와 빈곤은 마르크스가 목도했던 19세기 초기 자본주의만의 특징이 아니라 지금 21세기 자본주의에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특징이라는 것이죠. 한마디로 우리 시대의 현안은 어떤 단순한 경기 침체와는 차원이 다른 불평등의 심화라고 우리는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흔히 우리 시대를 이긴 자가 전부 가지는 사회 즉 승자독식 사회라고 합니다. 이 승자 독식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소득이 소수의 승자에게 집중됩니다. 재능이나 노력의 그 미세한 차이가 엄청난 소득의 차이로 이어지는 것이죠. 결국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게 되고 사회를 건강하게 지탱하는 일종의 사회적인 연대감은 무너지게 됩니다. 가장 쉬운 예로 우리는 승자독식 시장의 한복판에 있는 일종의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벌 전쟁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일류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요 그리고 또 이러한 경쟁 속에서 심화하고 있는 어떤 자원의 낭비는 심각한 사회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승자 독식 사회에서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효율적이고 균형적인 인력 배분이 불가능해짐으로써 어떤 개인적인 이익 추구 행위가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제 우리가 곧 앞두고 있는데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이러한 사회적인 불평등 현상은 더욱 심화하리라는 것입니다. 흔히 정의로운 사회는 올바르게 분배하는 사회 각 개인에게 합당한 몫을 나누어 주는 분배적인 정의를 실현하는 사회로 규정합니다. 그래서 사회정의의 문제는 모든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일종의 결핍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각자의 정당한 몫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또 그 사람의 노력에 대한 합당한 보상은 어느 정도인지를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선에서 제시해야 하는 것이 바로 과제입니다. 

 

문제는 이런 어떤 분배적인 정의를 실현하는 방식은 학자들마다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문제를 지난 강의와의 연장선상에서 바로 자유와 평등의 관계에서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흔히 우리는 이 문제를 자유와 평등의 관계에서 살펴볼 것인데요. 자유와 평등의 관계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입니다. 첫 번째는 자유와 평등을 양자택일의 관점에서 보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는 것은 결국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자유를 우선시하는 자본주의와 평등을 우선시하는 사회주의 간에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이런 문제로 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두 번째는 바로 자유와 평등을 양립 가능성의 문제로 보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자유와 평등이 양립할 수 있냐 불가능한 거냐 불가능한 것인가 이런 문제라는 것이죠. 이것은 바로 자본주의 경제 질서 안에서 자유를 우선시함으로써 자유와 평등의 양립 불가능성을 주장하는 자유 지상주의입니다. 자유 지상주의 그리고 자본주의 경제 질서 안에서 자유와 평등의 조화를 모색함으로써 자유와 평등의 양립 가능성을 모색하는 바로 어떤 일종의 자유주의적인 평등주의 간의 논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